대한민국 주부들의 재테크전략대한민국 주부들의 재테크전략

Posted at 2007. 6. 11. 09:43 | Posted in 머니IQ를 높이자!/전문가 칼럼

이담속찬(耳談續纂)에 보면 ‘영유월령 천섭월섭월심(嶺踰越嶺川涉越深)’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고개는 넘어도 고개요, 내는 건너도 깊다. 재는 넘을수록 높고, 내는 건널수록 깊다. (산 넘어 산. 갈수록 태산)이라는 의미로 갈수록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을 직면할 때 이르는 말로 보면 될 듯싶습니다.

최근의 우리나라의 투자나 재테크 환경이 이 고사성어의 표현대로 가는 게 아닐까 싶네요.

시중 금리가 소폭이나마 상승한다고는 하지만 몇 년간 이어져오고 있는 저금리의 기조가 당분간은 계속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고 8.31 부동산 안정 대책을 정점으로 정부에서 계속적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세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쉽게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주식 시장이 최근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역시 여유 자금을 몰빵해서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고 올라도 걱정인 게 남들 모두 돈을 번 다음에 뒷북치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IMF외환위기 이후에 개인들의 노후 준비나 개인자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면서 어느 금융기관에 소중한 내 돈을 넣어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고 꾸준히 공부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으면 남들보다 나은 수익률을 올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투자 상식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재테크 시장의 어둠 속에서 빛을 찾기 위한 노력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는데 본 지면을 통해서 몇몇 사례를 알아보도록 하지요.

최근에 필자가 재테크 강의나 강연회를 열면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앉아서 진지하게 경청을 합니다. 이러한 차원을 넘어서서 아예 강단 앞쪽에 녹음기를 얹어놓고 녹음을 해가거나 심지어는 개인이 캠코더를 가지고 와서 동영상으로 촬영을 해가기도 하죠.

그만큼 재테크에 대해서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그 준비에 대해서 애를 쓰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정도로 노력하고 준비해서 부자가 된다면 우리나라에 부자가 안 될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래도 남들보다 조금은 나은 수익률을 내고 발 빠르게 투자처를 찾고 투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필자가 보기에도 그나마 나은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재테크를 실천하고 부자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노력은 재테크 도서의 열풍에서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필자가 진행하는 소모임에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과연 재테크 도서를 몇 권이나 읽어봤냐는 질문에 5권 이내가 전체의 30%가량이 답변했으며 5권에서 10권 이내도 40%가량의 참석자가 답변한 걸 보면 가히 재테크가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에게만 피부에 와 닿아서 실천하는 건 아닌 듯싶네요.

출판사에서도 재테크나 부자에 관한 책을 내면 그래도 기본적인 판매는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서 몇 년 전부터 서점에 가면 재테크나 부자관련 도서들이 별도의 코너를 만들 정도로 출판되어 시중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듯이 일반인들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과 열풍이 이럴진대 하물며 생생한 경제, 금융시장 정보의 습득에 취약한 대한민국의 주부들의 재테크에 대한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돈을 모으고 잘 굴려야 한다는 인식은 시중의 물가 상승률과 저금리로 인해서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정작 재테크에 대해서 무얼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는 아직도 아마추어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죠.

누가 어떤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좀 벌었다는 소문이 아파트 단지에 주부들 사이에서 돌라치면 그 회사가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투자에 대해서 고민을 하거나 몇 가지 중도 환매 조건이나 시장의 동향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외 펀드 등에 덜컥 가입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주부들의 재테크 준비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부들의 재테크 준비와 실천의 첫 단계는 바로 정보의 수집과 정리 및 활용입니다.

우선 주부들이 가장 손쉽게 재테크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수단은 신문입니다. 어느 가정이건 한 두 가지씩의 일간신문을 정기구독하고 있을 것입니다. 매일매일 배달되는 신문 기사 중에 재테크나 금융시장, 국내외 경제에 관한 기사는 별도로 스크랩을 해서 카테고리 별로 분류해서 보관하는 것입다. 물론 모두 정독을 하는 건 필수!

특히 경제나 금융 환경의 향후 전망이나 예상 기사에 대해서는 필히 일정한 기간이 지난 다음에 그 예상 기사대로 시장이 흘러가는지를 체크해 보는 것도 재테크를 실천함에 있어서 필요한 준비 과정입니다.

아울러 다른 주식,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장의 방향에 대한 예상 인터뷰 기사나 전망에 대한 멘트에 대해서는 꼭 챙겨서 확인해보도록 해야합니다.

주부들의 재테크 전략에 있어서 필요한 두 번째는 역시 나만의 마니또 금융기관 종사자를 찾자는 것입니다. ‘마니또’라 함은 ‘비밀친구’란 의미의 이태리어로 보통 제비뽑기를 해서 선정된 친구로 수호천사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 중에 나만의 마니또를 만들자는 것이죠. 재테크에 대해서 공부를 하거나 준비를 하면서 실천함에 있어서 편하게 질문하고 상의를 할 만한 나만의 ‘개인선생님’ 즉, 마니또 또는 수호천사의 존재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단은 은행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든지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든지 상관없습니다. 나보다는 금융시장이나 환경에 대해서 알고 있고 흐름을 볼 줄 아는 사람이면 그만이죠.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거나 경제, 금융관련 뉴스를 보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든지 아니면 궁금한 사항이 있었을 때 상의하고 의견을 나누는 친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대한민국 주부들의 재테크 준비전략 세 번째는 나 자신을 먼저 파악하자는 것입니다. 몇 년 전에 필자가 다른 금융기관에서 근무할 때 주식형 펀드에 가입을 권유했던 주부 한 분이 계셨습니다. 필자의 권유대로 2천만원을 모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신 그분께서는 가입한날 이후로 거의 매일 필자에게 전화를 하셔서 당일의 수익률과 향후 전망에 대해서 물어 보시는 게 하나의 일과가 되어버리셨죠.

전화통화중에 요즘에는 원금 손실 날까봐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신다는 얘기에 '내가 잘못 권유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즉 자기자신의 투자 성향과 선호유형을 자신이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죠.

최근 수십 년 간 미국의 주식시장에 있어서 투자 유형별 최대 예상 수익률과 최저 원금 손실률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가정해서 몇 가지를 샘플로 살펴보자면 주식형으로 70%, 채권형으로 30% 운용하면 10년 동안 평균 최대 32%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가 있고 최저 -8%가량의 손실을 예상할 수 있고 주식형으로 40%, 채권형으로 60% 투자하면 10년간 최고 18%의 수익률과 최저 -3.8%가량의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식의 통계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통계 결과처럼 나만의 최고 기대 수익률과 최저 허용 가능 수익률을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난 최고 20% 최저 10%의 원금 손실은 감내할 수 있어.”, “그래도 난 소박하게 10%의 수익률에 만족하고 5%의 원금 손실 정도로 생각할래.” 식으로 말이죠.

그런 다음 주식에 투자하든 펀드에 투자하든 나만의 최대, 최저 수익률에 맞추어서 투자 및 환매, 매도 시기를 잡는 것입니다. 이렇게 절제된 투자를 한다면 낭패를 보는 경우를 피할 수가 있겠고 나름대로의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재테크를 실천할 수 있으리라 사료됩니다.

돈을 모으고 운용하는 재테크가 아직까지 어렵다고 생각하나요? 아직까지 우리 가정의 미래를 준비하고 부부의 노후를 대비 하는 게 막연하고 부담스러운가요? 그렇다면 가만히 현재 내가 준비하고 실천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다시 한 번 이 가을에 마음을 다져보는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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