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의 고민베이비부머의 고민

Posted at 2011. 10. 21. 10:00 | Posted in 재무설계 이야기/은퇴설계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제도적, 사회적 배려가 마련돼야 합니다. 더불어 노령화 문제에 대한 젊은 층의 세대 공감이 확산되면 제2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요즘 '은퇴 공포'란 말이 유행입니다.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맞는 풍경은 심하게 말하면 두렵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누구입니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올해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22위 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정보기술(IT)산업, 자동차, 무역 규모 등에서 세계 상위권을 차지해 세계가 놀라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전쟁 후 완전 폐허 속에서 50여 년 만에 베이비붐 세대가 이룬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을 눌러주시는 센스~!

1980년대에 나왔던 표어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를 기억하나요? 바로 베이비부머가 자녀를 갖게 되는 시기였습니다. 출산 장려로 태어나 네댓의 형제를 가진 그들은 이제 출산억제 정책의 영향을 받아 자녀를 둘 정도만 두게 됐습니다.

시대의 아이러니일까요? 2000년대에는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라는 표어가 등장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진행된 까닭입니다.

2011년 통계청 인구 총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시·군·구 3곳중 1곳은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됐다고 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흘린 땀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누리기도 전에 저출산·고령화의 피해자가 될 형편입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부모부양은 물론 빈곤 속에서도 자녀 교육만큼은 뒤질 수 없다는 신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노후 준비는 못했습니다. 공들여 키운 자녀에게 의지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듭니다. 흔히 말하는 낀 세대가 된 것입니다. 노후 준비가 충분하지 못한 그들이 50대 중반부터 은퇴하기 시작한다면 사회적인 비용도 그만큼 커지게 될 것입니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전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얼마 전 50대 연령층의 고용률이 30대를 앞질렀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들은 숙련된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고,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가 차원의 제도 마련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젊은 층의 세대 공감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부머는 따로 떨어져 있는 세대가 아닙니다. 현재 젊은 층의 부모 세대요, 우리나라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린 주역입니다.

눈을 돌려 미국의 베이비부머를 살펴보죠. 그들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입니다. 7600여만 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29% 정도입니다. 이들의 소비지출 규모가 미국 전체 소비지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미국의 욕실용품 업체인 콜러는 욕조 위 손잡이 명칭을 '그랩 바(Grab Bar)'에서 '발레이(Balay)'로 바꿨다고 합니다. 그랩 바란 표현이 노쇠 이미지를 풍기기 때문입니다. 발레이는 암벽등반 시 로프를 연결하는 걸 말하죠.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실버 세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소비 창출의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제 시작입니다.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제도적, 사회적 배려가 마련돼야 하고, 또 마련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노령화 문제에 대한 젊은 층의 세대 공감이 확산되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제2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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