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CEO, "절세는 편법 아니다"애플 CEO, "절세는 편법 아니다"

Posted at 2013. 5. 22. 18:14 | Posted in 재무설계 이야기/세금설계


팀 쿡 애플 CEO가 21일(화) 상원 청문회에서 편법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했다는 주장에 대해 항변했습니다. 애플은 내야할 세금을 다 냈으며 해외 계열사들은 미국 정부의 세금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월요일 나온 상원의 상임조사소위원회 보고서에서 애플이 지난 4년 간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 수백억 달러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쿡 CEO가 의회에 출두하게 됐습니다.

칼 레빈(민주, 미시건) 의원은 애플이 “편법과 유령회사들”을 동원해 미국과 아일랜드(애플의 해외운영본부)에서 세금 납부를 회피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애플은 어떻게든 세금을 회피하려해 왔으며, 어떤 기업도 사용한 적이 없는 방법으로 세법상의 결함을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

청문회장에 도착한 팀 쿡 애플 CEO


이에 대해 쿡 CEO는 “편법은 없었다. 내야 할 세금은 마지막 한 푼까지 전부 냈다”고 반박했습니다.

보고서는 애플이 아일랜드와 미국 세법상의 허점을 이용해 지난 4년 간 벌어들인 740억 달러에 대한 법인세를 거의 혹은 전혀 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소위원회 관계자들은 어떤 나라 정부에도 법인세를 낼 필요가 없는 자회사를 활용하는 방법은 처음 봤다고 말했습니다.

애플은 자사가 세운 회사들이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는 주장에는 반박하지 않았지만 세금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운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애플은 해외 수익에 대해 현지세금을 내고 있으며 아일랜드 계열사들에서 나온 투자소득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애플은 ‘엄청난 양’의 법인세(2012년 60억 달러)를 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지난해 미국 연방정부의 현금 유효세율은 30.5%로 법정세율인 35%보다 크게 낮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존 맥케인 의원(공화, 애리조나)은 “이들이 빠트리는 건 이야기의 후반부다. 애플은 최대 세금회피 기업 중 하나란 사실”이라며 “악덕기업”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애플이 내세우는 슬로건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에는 숨은 뜻이 있었나보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쿡 CEO는 직접 청문회에 출석해 일부 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 보였습니다. 그는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는 구경꾼들을 향해 연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보였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애플 제품을 얼마나 잘 사용하고 있는지 그에게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쿡 CEO가 켈리 아요트 의원에게 자기소개를 하자 아요트 의원은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도 아이패드 쓴답니다”고 말했습니다.

화요일 청문회에서 애플을 가장 신랄하게 비난한 레빈 의원 역시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도) 자기가 아이폰 사용자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청문회는 미국 세법 개혁의 절박함에 대해 기업 CEO와 정책입안자들이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쿡 CEO는 세법을 “크게 단순화”해 세수중립(revenue neutral)적이고, 법인세 지출을 없애고, 전반적인 세율을 낮춰, 해외에서 번 돈을 미국으로 들여오기가 쉬워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법인세 최고세율은 20% 중반대, 본국 송환금 비율은 “한자릿수로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안한 내용 중 다수는 초당적인 지지를 얻고 있지만, 양측은 애플이 현 시스템을 악용하고 있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2016년 대선 출마를 고려 중인 랜드 폴 의원(공화, 켄터키)은 이번 청문회는 아무런 방침을 마련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만큼 가시적인 성격이 강한 “공개 재판”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강경보수 유권자단체인 ‘티파티’가 가장 선호하는 인물인 폴 의원은 만약 기업 경영자가 알려진 조세회피법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해고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위원회는 휴렛팩커드(HP)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HP의 경우 해외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금을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미국에서 활용하기 위해 단기대출전문 자회사들을 세웠다는 이유였으며, MS는 지적재산권과 그에 따른 소득을 활용하기 위해 계열사들을 싱가포르와 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등 조세피난처로 옮겼다는 이유였습니다.

애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HP와 MS의 행동은 합법적인 것이었고, 이들도 자사가 세법을 준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위원회 보고서는 아일랜드 코크 소재 애플 계열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일랜드를 유럽과 중동, 인도, 아프리카,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본부로 삼아왔습니다. 계열사들은 미국 국세청(IRS) 관할이 아닙니다. IRS는 미국에서 설립된 회사만 미국 회사로 분류하기 때문입니다.

아일랜드 세법은 아일랜드에서 경영하고 관리하는 회사는 자국 법의 적용을 받는 회사로 간주합니다.

그 결과 애플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 상당부분에 대해 미국이나 해당 국가에서 세금을 거의 혹은 아예 내지 않게 된 것입니다.

Apple Operations International, a subsidiary of Apple Inc., is seen in Hollyhill, Cork, in the south of Ireland May 21, 2013.



계열사 중 하나인 애플오퍼레이션인터내셔널(AOI)은 지난 5년간 어느 나라에서도 법인세 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AOI는 애플의 해외사업을 위한 주요 지주회사입니다.

보고서는 “AOI는 2009~2012년까지 4년 간 300억 달러의 순수익을 냈으면서도 어느 나라 정부에도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애플은 AOI가 “현지법에 따라 어느 나라 정부에도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아일랜드 소재 애플 계열사로 애플 제품을 해외 유통업체들에게 판매하는 애플세일즈인터내셔널(ASI)은 2011년 220억 달러의 세전이익을 기록했지만 세금으로는 단 1,000만 달러를 냈을 뿐입니다. 세율로 따지면 0.05%에 해당합니다.

역시 애플 계열사인 애플오퍼레이션유럽(AOE) 역시 이익이 어느 나라의 세금적용대상도 아닙니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이들 자회사는 “애플의 해외사업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현지인 4,000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애플은 위험을 최소화하고 해외 수익 대부분을 한 회사에 두는 식으로 규모 경제의 이점을 누리고 있습니다.



2013/05/14 - [재무설계 이야기/세금설계] - 탈세 vs 절세 vs 조세회피는 적법성 여부에 있다



Source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127887323648304578496963468168822.html?mod=WSJ_hps_LEFTTopStories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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