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할부의 함정무이자 할부의 함정

Posted at 2010. 2. 21. 23:12 | Posted in 머니IQ를 높이자!/전문가 칼럼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여러가지 방법중의 하나는 고객에게 믿기 어려운 외상 및 할부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물건을 살 때 지갑에서 현금대신 신용카드를 꺼내 긁으면 이런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물건값을 그날 즉시 치르지 않아도 된다. 카드회사는 한 달쯤 뒤에 청구서를 보내올 것이다. 게다가 '3개월 무이자'라면, 추가비용 없이 석 달까지 외상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카드회사는 당신의 편인 모양이다. 하지만 이들을 믿을 수 있는가? 최대이윤을 목표로하는 기업들이 아무런 동기도 없이 무이자 할부를 내세울 리가 있겠느냐는 말이다.

그 실상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첫째, 판매업자는 무이자 할부로 인한 손해를 상쇄시키기 위해 소비자가격 자체를 높게 책정한다. 그러니 실제로는 고객이 물건을 싸게 구입하는 게 아닌 셈이다. 일단 매매계약이 체결되면 판매업자는 할부계약서를 금융회사에 판다. 그렇다면 금융회사는 왜 이자도 없는 할부계약서를 사들이는 것일까? 판매업자는 비싼 값에 제품을 팔고 할인된 가격의 할부계약서를 금융회사에 판다. 판매업자는 정상적인 이득을 보았고 자기가 원했던 바를 달성했다. 당신의 할부금에는 이미 금융회사로 다달이 나가는 수수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금융회사가 손해볼 것도 없는 셈이다.

둘째, 이러한 할부혜택을 받은 고객이 대금을 제때 갚지 않으면 금융회사는 깜짝 놀랄 만큼 비싼 이자율을 잽싸게 적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가 2005년 2월에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8%가 '신용카드 연체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대금이 연체되면 금융회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자를 부과하여 대금 지불 기간을 연장해준다.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약 24%가 넘는 이자를 지불하게 된다. 금융회사는 원래의 무이자기간에 대해서도 이자를 덧붙이는데, 대금을 100% 지불할 경우에만 '이자'가 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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